#0 방학이다. 아니 방학이 아니다. 나는 졸업예정생이고, 그러므로 지금은 방학이 아니라 머랄까 그냥 졸업식을 기다리는 시기이다. 내 인생에서 방학이 사라진게 언젠가 생각해 보니 국민학교 3학년 때 인 것 같다. 그때 부터 안 쉬고 시작된 예절 교실/ 영재 혹은 수월성 교육 / 보충수업 / 자율학습. 늘 방학이 아니라 무언가 정말 끊임없이 해오며 살다 이렇게 부유하는 시기가 딱 한번 더 있었는데 10년 전 이야기이다. 그땐 작은 용돈으로 내가 아는 유일한 여가생활 - 서점 구경 - 을 하며 서울에서 이리저리 부유하며 살았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역시 하는 짓은 비슷하나, 서울에 아는 사람이 늘었다. 이렇게 부유하는게 지금의 일이구나 싶다. 이 시기가 지나가면 2월에는 대형 이벤트 몇가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또 정신없이 살겠구나..

#1 그저께에 이어서 어제도 점심 티타임 저녁을 강남에서 보냈다. 포항 떠나서 고작 가는데가 디올리바라는 농담으로 하며 후배랑 점심을하고 티타임에는 꼬날님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일거리를 하나 만들었다. 저녁에는 포항이었다면 절대 가지 않을 인도 음식점. 그런 만남들 속에서 내가 사람들을 잘 섞어서 만나지 않는구나 싶었다. 언젠가 부터 여럿이 모이면 이야기 나누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건가? 알 수 없다. 번개같은걸 해서 한번 왕창 섞는 모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일이 밀린다. 먼가 할게 많은데 오늘은 신체검사로 우체국 병원 왔다갔다하다보니 하루가 갔다. 몇일 전부터 쓰던 커피이야기나 가고 싶은 전시회도 영화도 보고 해야할텐데 벌써 일주일이 끝나가는구나... 아우!
2010/01/22 03:21 2010/01/22 03:21
#0 정규집에서 우연히 보게 되어 몇번 본 파스타. 파스타를 보면서, '저 로고 어디서 많이 본건데' 라고 늘 생각했었다. 물론 PPL이려니 했었지만, 촬영장소라는 도산공원은 분명 평생 한번밖에 지나간 적이 없는데..흠흠.....흠 그러다가 오늘 강남역 앞에 Stasera를 지나다가다..아하를 외쳤다. 알고보니 자매 레스토랑이었던 모양. 로고가 비슷해서 기억에 많이~ 남았던 것이다.

#1 오래간만에 간 강남역 3번출구 부근은 여전히 신분당선 공사가 한참이고 또 여기저기 간판들은 변해 있었다...폭설의 흔적인지 거리는 무언가 지저분 하달까 그런 느낌이었고, 학원과 회사원이라는 그 우울한 포스를 풍기며 열심히 밥 먹으러 가는 사람들을 제치며 나는 오늘도 역주행하고 있었다. 건물은 변하고 간판은 변해도 길은 그대로라 꺽을데 꺽고 조심할데 조심하고 기다릴때 기다리며 그렇게 걸어가니 늘 익숙한 그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곧 올 일이 아마도 없어질 바로 그 곳당연히 기분이 묘해졌다.

#2 TNM에 들어가 아는 분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곧 떠나면 못 오는 가장 그리워질 식당을 선택해서 갔다. 새우 알레르기가 있으셔서 새우를 골라내는 모습에서 백설공주는 알고보면 사악한 어장관리녀라거나 머 그런 농담을 주고받으며 점심을 마치고, 갓 수술받고 의자에 앉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계신 egoing님과 커피한잔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평소같이 전략적인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발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고 놀러간 김에 부유하듯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자리가 되었다.

#3 시간도 좀 남았고 전부터 가기로 약속했던 하지만 이상하게 한번도 간 적이 없는, userstory에 들렸다. 처음에는 환영받고..... 방치되었다.(ㅋㅋ) 그 언젠가 사람들 나오길 기다리며 였는지 티타임의 구름제조때의 이야기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MLB와 NPB의 경기 영상에 대하여 논하던 유노님과 요즘 사는 이야기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흘렀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방치되어 진도 안나가던 책을 열심히 읽다 회의실 한편의 책장을 보니 기숙사에 쌓아논 책들이 생각나서 북 파킹 카페 - 책들 대충 던져놓고 나중에 찾아가면 되는 그런 카페 - 같은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크릴 블랙 칠판도 예쁘고, 창도 예뻐서, 무언가 낙서라도 하나 가득 하고 나오고 싶었는데 책 읽는데 정신이 팔려 책만 읽다가 길을 나섰다. 나머지도 읽어야 할텐데..... 나오면서 만난 한날님 왈 여기는 원래 책을 반권 읽겠다 같은 목표를 정하고 놀다가는 곳이라고 해서 웃고 말았다. 우산 빌려왔으니 갚으러 가서 나머지 책의 반을 읽을듯

#4 저녁은 귀여운 후배님과 함께 가로수길. 요즘 인턴한다고 서울와 있는데, 인턴 이야기 사람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들었다. 녀석은 안쓰러우면서도 부럽고, 늘 많은 부분에 공감하면서도 가끔 이해하기 어렵고, 참 순수하면서도 세상을 많이 안다. 녀석을 보면 인연이라는 것이 참 오묘하다라는 생각을 한다. 연결고리가 많아도 결국 알게되는 사람과 영원히 알지 못하는 사람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또 친해지는 친해지지 않는 사람이 있는걸 생각해보면 말이다. 언젠가 불현듯 끊어져 버린 인연을 발견할 때는 씁쓸하긴 하지만 말이다.

#5 내일은 양재에 간다. 묘하게도 이틀에 걸쳐 양재- 강남- 신사를 투어하는 셈이다. 모레는 머하지?
2010/01/22 02:09 2010/01/22 02:09